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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에 방문해서는 안될 여행지 2곳

Travel Story./여행코스 소개

by 멀티라이프 2010. 9. 1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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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이 수요일이 되면서 길게는 9일까지 가능해진 추석연휴에 많은 사람들이 어디론까 떠나는 여행을 계획하고 있을 것입니다. 어떤 이들은 해외여행을 가기도 할테고, 또 어떤 이들은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장소를 찾아서 여행을 떠날 것입니다. 연휴가 길다보니 오랜만에 부모님을 찾아뵙고 친척들을 만난 후에도 충분한 시간이 남게되니 어느때보다 유명 여행지는 바쁘게 돌아가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문득 여행도 좋지만 추석연휴때 만이라도 방문하지 말았으면 하는 여행지가 2곳이 머리속에 떠올랐습니다. 그 장소들은 바로 예전에 '카인과 아벨'을 촬영했고 최근에는 김탁구에 등장하는 팔봉빵집이 있어 더욱 유명해진 "청주 수암골"과 하회마을과 함께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면서 하루 수천명의 사람들이 찾고 있는 "경주 양동마을" 입니다.



"수암골과 양동마을은 관광지 이전에 소중한 삶의 공간"
 이 글을 보면 수암골이나 양동마을에서 장사를 하시는 소수의 분들은 이게 뭔가 하고 화를 내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 글을 천천히 읽어보면 무엇을 이야기 할려고 하는지 충분히 이해하시리라 믿습니다. 수암골과 양동마을은 얼핏보면 공통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것 같지만 천천히 들여다보면 아주 큰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는 소중한 삶의 공간이라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칫 여행객들이 많이 방문하다보면 현지에 살고있는 사람들은 큰 불편을 겪을 수 있습니다. 수암골에 사는 주민들은 여행객들이 주차한 차 때문에 정작 자신들은 20-30분이 넘는 거리에 차를 주차하고 다녀야 한다고 하소연 하기도 하고, 여행객들이 내는 소음에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양동마을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후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면서 비록 각각의 집들이 모두 문화재이지만 분명 주민이 살고 있는 개인공간인데 아무렇지도 않게 불쑥불쑥 들어올 뿐만 아니라 주인의 허락도 없이 무엇인가를 만지기도 하고 더럽히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부 주민들은 문을 걸어잠그고 쇠줄로 입구를 막아두기 까지 했습니다. 이런 모습에 대해서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만약 자신의 삶의 공간에 누군가가 와서 주차공간을 빼았고 허락도 없이 들어왔다 나갔다 하면 좋아할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물런 두 장소 모두다 많은 사람들이 한번쯤 가보고 싶어하는 장소이기에 완전히 방문을 막는다거나 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편안하게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이번 추석연휴 만이라도 피해주는것을 어떨까요?



"꼭 구경을 해야겠다면, 삶을 방해하지 않고 불만을 표출하지 않는 자세가 필요"
 혹시나 수암골이나 양동마을이 너무나 가고 싶은데 시간이 추석연휴밖에 없다면 가는것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구경을 하면서 마을 사람들의 삶을 최대한 방해하지 않아야할것 같습니다. 그리고 수암골과 양동마을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지도 말아야 할 것 같습니다. 두 장소는 기본적으로 사람이 살아가고 있는 공간이기에 다른 여행지처럼 다양한 편의시설이 갖추어져 있거나 주차시설이 가까운곳에 충분히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렇다보니 양동마을에 방문한 사람들은 편의시설이 제대로 없다는 것에 불만을 표시하고, 수암골을 찾은 사람들은 주차를 할곳이 없다고 불만을 표출 하곤 합니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수암골에 여행객들이 주차공간이 없는것은 한번 다녀가는 사람들은 한번이지만 그곳에 사는 주민들은 항상 그런 불편을 겪으며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양동마을에 편의시설이 없는것은 그들이 우리전통의 한옥마을을 유지하며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스쳐지나가는 여행객들 때문에 그들의 삶의 공간을 파괴하면서까지 편의시설을 늘릴 수는 없는 것이지요.

 지난 8월31일에 "경주 양동마을, 삶과 관광이 충돌한 세계문화유산"이라는 글을 쓴적이 있는데, 현지 주민 한분이 장문의 댓글을 달아주셨습니다. 100% 주민들의 입장에서만 적어진 내용이긴 하지만 한번 읽어보시면 뭔가 느끼는 점이 있을것 같습니다. 적혀진 댓글의 내용중 주민들이 겪는 문제에 대해서 말했던 부분위주로 옮겨두겠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사는 사람입장에서 보면 세가지 문제 정도로 압축이 가능합니다.
첫째는 밤낮으로 사람들이 대문을 열고 들이닥칩니다. 이거 촌의 집에서 윗통 벗고도 못살게 생겼구요.
둘째는 문화유산으로 엄청난 재정지원이 생기게 되면 조용하던 시골마을(거의가 친척관계)에 돈문제로 싸움이 생겨날테구요.
셋째는 마을이 상업화되는 것입니다. 양동이 덜 알려진 이유중의 하나는 동네주민들이 하회처럼 상업화된 마을이 싫어서 였던 이유도 있습니다.
동네에 아직 변변한 가게 하나 없는게 그이유입니다. 그저 우리는 옛날처럼 살고싶을 뿐입니다. 앞집,옆집 형님 동생하면서 말이죠. 이부분은 아마 상가가 필요하다면 동네밖으로 생기게 될듯합니다.

마지막으로 부탁이 있다면 쓰레기 좀 버리지 마시고요.
두번째는 병들고 늙은 애완견은 절대 사양입니다. 양동마을은 동물병원이 아닙니다.

양동마을은 처음 초입의 동네크기보다 서너개의 골이 훨씬 큰 동네입니다.
하회의 몇배는 되는 사이즈의 동네입니다. 다 볼라치면 도시락들고 하루종일 보셔야합니다.
주의하실점은 산중턱에 있는집은 양반집이고, 초가집은 하인들의 집이 아닙니다.
모두가 양반들의 집입니다. 모든 양반이 글만 읽고 집구석에 쳐박혀 있었던건 아니니까요.
농사도 짓고, 일도 하고, 책도 보던 생활을 이어가야했던 양반들도 많다는 점 잊지마시구요.
대청에는 절대 신발신고 올라가지 마시길 바랍니다.
미국 오바마가 와도 신발 벗어야 합니다. 기본 예의입지요. 더럽다면 올라가지 마시길 바랍니다.

다들 오셔서 천천히 구경하시고 마루에 앉아 잠시 목축이며 삶의 여유를 한번 느껴보시는 여행이 되시길 바랍니다. 자부심과 걱정이 뒤섞인 감정입니다. 그냥 저희동네 검색했다가 님 블로그가 참 현실적인 문제를 지적하셔서 글 남기고 갑니다.

손가락ㆍ별 추천 한방씩 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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